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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일상

구치소 수감자에게 편지 보내기

by 베부 2020. 8. 29.

오늘은 좀 특별한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제가 19년 초에 부동산 사기를 당했습니다. 투자용으로 신축 빌라를 분양받았는데 세입자 전세금을 건축주가 중간에서 가로채 버렸습니다. 

 

걱정 말라며 금방 돌려준다던 건축주는 지금 구치소에 구금되어 있습니다. 현재 구금된 상태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송을 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판결이 나기까지 엄청 올래 걸리네요. 빨리 형사 판결 나고, 민사로 사기당한 세입자 전세금을 돌려받아야 할 텐데요. 

 

전세금을 가로챈 건축주가 너무너무 밉고 꼴도 보기 싫습니다. 맘 속에선 12번도 넘게 그를 죽였다 살렸다 합니다. 누구를 미워해 본적 있나요? 참 할 짓이 못됩니다. 나 자신을 좀 먹는 일이더군요. 몸도 마음도 피폐해져요.

 

문득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래 전세금을 가로챈 그 행위, 그 죄가 미운거지 건축주를 미워하진 말자. 다짐하고 그에게 편지를 보내기로 합니다. 용서의 메세지를 담은 편지를요. 물론 죄 자체를 용서해 줄 생각은 없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싶지만, 이것은 제가 살기 위함입니다. 돈도 중요하지만 일단 저부터 어둠의 진흙탕에서 빠져나와 힘을 내야 돈도 되찾을 수 있겠지요. 가장이 똑바로 서 있어야 가정이 유지되겠죠.

 

 

자, 그럼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건축주에서 편지를 써 보겠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저학년 때, 국군 아저씨께 편지를 써 본 이후로 편지와는 담을 쌓고 살았는데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안 잡히네요. 일단 편지지, 편지봉투, 우표를 준비해야겠지요. 근데 우표는 어디서 사야하지? 

 

이런 와중에 온라인으로 수감자에게 서신을 보내는 서비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Wow! 손편지가 부담스러웠는데 인터넷으로 편지를 쓴다면 한결 부담이 덜하겠죠. 손글씨와 키보드 타이핑은 아무래도 진입 장벽의 높이가 다르니까요. 우표를 어디서 사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요.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교정본부란 홈페이지가 있습니다. 검색창에 교정본부를 쳐서 검색해보세요.

온라인 민원에 커서를 갖다 대면 아래와 같이 메뉴가 생성되는데요. 인터넷 서신을 클릭합니다.

 

 

아래와 같이 창이 뜨는데요. 마우스 스크롤을 내리면 인터넷 서신 쓰기가 나오는데요. 클릭합니다.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대한 동의를 위해 본인인증 창이 뜹니다. 자신이 편한 인증 방법을 선택해 본인 인증을 합니다. 저는 휴대폰 본인인증을 했습니다. 

 

 

 

드디어 온라인 편지지나 나왔네요. 일단 대상자 관리를 눌러 누구에게 보낼지를 등록해야겠지요. 이때 수감자가 어느 구치소나 교도소에 있는지와 수감번호를 알아야 합니다. 저는 수감자의 변호사를 통해 알아냈습니다. 형량을 줄이려고 변호사를 고용했더라고요.

 

 

이제 편지를 작성하면 됩니다.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요. 본인인증 후 60분 경과 시 자동 로그아웃 되기 때문에 60분 내에 작성을 완료하고 서신 보내기를 해야 합니다. 저는 메모장에 작성 후 복사해서 붙이기를 했습니다. 작성 후 인터넷 서신 보내기는 위 창에서 마우스 스크롤을 내리면 왼쪽 하단에 보입니다. 클릭하시면 됩니다.

 

서신 보내기가 제대로 수행됐는지 알아보려면, 교정본부 첫 화면 온라인민원에서 인터넷 서신 처리내역을 클릭해서 들어가 보면 됩니다. 

 

 

서신보내기가 제대로 수행되었으면 아래 처리내역에 서신 처리내역 상태란에 접수 중, 전달 중, 전달 완료의 3단계로 표시됩니다. 전달완료까지 일주일 정도 걸린거 같아요. 담당 공무원이 전달완료 처리를 하면 해당 서신이 영구 삭제된다네요. 그래서인지 아래 처리내역에 아무 서신도 뜨질 않습니다.

 

 

 

이상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사람에게 인터넷으로 편지 보내기를 해 봤습니다. 죄를 지어 수감되어 있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고 저처럼 피해를 입어 욕이라도 한 바가지 해 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죠. 그분들에게 유요한 정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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