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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경제

[부동산]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싸요!! 그럼 지방에 집을 사면 되나요?

by 베부 2020. 9. 17.

지방에 집을 사도 되나요? 싼데 많던데!!

 

얼마 전 부동산 채널에서 시청자 상담 코너를 봤어요. 시청자가 전화로 전문가에게 집을 사려는데 앞으로 좋을지, 나쁠지를 물어봐요. 전문가가 질문해요. "목적이 뭐예요? 실거주예요? 투자예요?"

 

참 재미있는 질문이라 생각해요. 큰 목돈을 들여 집을 사는 사람 치고 그 집이 가치가 올라가기를 원하지 떨어지기를 원하지 않잖아요. 당연히 실거주하면서 투자도 겸하는 게 아닐까요?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이자를 받듯이 집에 돈을 넣어두면 집 가치가 올라서 나중에 팔 때 큰 이자를 받고 싶은 거죠.

 

집은 우리들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죠. 하늘을 지붕 삼아 땅을 이불 삼아 살 수는 없잖아요. 우리네 부모님 세대는 단칸방에서 시작해서 돈을 모아 작은 집 하나 장만하고. 집값이 좀 오르면 팔고 좀 더 넓은 곳으로 이사를 하고, 또 조금 오르면 팔고 좀 더 넓은 곳으로 이사를 하면서 자산을 키우고 사는 환경도 좋게 만들었어요.

 

그렇게 서민들에게 집은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수단이었습니다. 지금 세대에게도 그런 기조가 변하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이 돼요. 요즘 보면 집이 계속 오를 거 같으니까 패닉 바잉 현상이 났잖아요. 집값이 떨어질 거 같았으면 아마 아무도 사지 않았을 거예요. 거기엔 집을 통한 자산 증식의 마음이 숨어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제 집을 살 때 아무 곳이나 사면 안될 거 같아요. 다들 아시겠지만 서울 집값이 비싼 건 그만큼 수요가 많기 때문이에요. 서울에 살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죠. 그 이유가 뭔가요? 바로 서울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많기 때문입니다.

 

어느 곳에 2~3만 명 규모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가정해 볼게요. 그럼 먼저 주변에 도로가 정비될 거예요. 그리고 주택들이 들어서겠죠? 주변에 식당들과 각종 편의시설들, 유흥/오락 시설들도 들어설 거고요. 그렇게 일자리 주변은 도시화됩니다. 도시화의 중심에는 일자리가 있습니다. 그런 곳에 사람들이 모이게 되어 있어요.

 

지방으로 가 볼까요? 지방은 서울에 비해 집값이 많이 싸요. 서울만큼 수요가 없기 때문이겠죠. 그 말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거예요.  지방이라도 대도시는 그나마 나을지 몰라도 시골 지역으로 가면 젊은이들을 찾아볼 수가 없어요. 약 10년 전에 부모님께서 귀촌을 하셨어요. 아버지 꿈이 늙으면 시골 가서 농사지으시는 거였거든요.

 

밀양에 농사지을 땅을 사고 근처에 폐가를 사셔서 들어가셨어요. 처음 밀양에 들어가셨을 때 동네분들이 곧 환갑을 바라보는 어머니께 새댁이라 부르더군요. 어머니는 웃으며 좋아라 하셨지만, 그곳에 실정을 볼 수 있었어요. 젊은 사람이 없다는 거죠. 다들 일자리를 찾아 도심으로 떠난 거예요.

 

밀양 인구 변화

 

밀양은 우리나라에서 인구 감소율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도시예요. 처음에 부모님을 엄청 말렸죠. 인구가 줄면 어떤 현상이 나는지 실례를 들어 드릴게요. 작년 말에 핫했던 기사가 있었어요. 

 

전학 오면 집 드려요

 

"전학 오면 집 드려요" 아산초 파격 제안에 벌어진 일

전국 학부모들의 관심에 아산초는 이런 결정을 내렸다.

news.joins.com

초등학교에 학생이 줄어, 폐교 위기에 처하자 학교에서 내린 강력한 처방이에요. 시골학교라는 점만 빼면 도시에서 찾기 힘든 좋은 환경을 갖춘 학교라고 해요. 학생 모두 개인 노트북/태블릿 제공, 운동장엔 천연잔디, 2년마다 모든 학생에게 국외 연구 기회까지. 이런 초특급 조건으로도 도시로 떠나는 인구를 잡을 순 없었다는 거죠.

 

다행스레 부모님이 보금자리를 꾸리신 밀양은 괜찮을 듯해요. 일자리가 생기고 있거든요. 나노 융합 국가산업단지가 형성되는데요. 내년까지 조성 완료한다고 하네요. 일자리가 생기니 사람들이 모여들겠죠. 당연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주변에 아파트들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곧 인프라도 좋아지겠죠. 부모님은 땅값이 많이 올랐다고 좋아라 하시네요. 

 

밀양 나노 융합 국가 산업단지

 

접근성 좋고 재정지원 두둑… 밀양 나노산단 투자매력 ‘甲’

인구 11만 명의 작은 도시 경남 밀양. 새로운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나노기술을 선택했다. 3년 전 정부의 승인을 받아 국내 유일의 ‘나노 융합 국가산업단지’(‘밀양 나노피…

www.donga.com

 

인구가 줄면 어떻게 되는지를 말씀드리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보다 일찍 그런 현상이 발생한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을 볼까요? '아키야 뱅크' 제도라고 있어요. '아키야'는 빈집을 뜻하는데요. 빈집 정보를 소개해 주고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해요. 대부분 무료로 제공하거나 아주 싼 가격에 살 수 있게 해 주는데요. 18세 이하 자녀를 두었거나 60세 이상 고령자와 함께 산다면 월세를 최대 4만 엔까지 지원해 준다고 하네요. 이유가 뭘까요? 사람들이 도시로 떠났기 때문이에요. 

 

아키야뱅크

 

앞서 전남 화순 아산초등학교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어요. 2018년 기준 전국의 빈집이 142만 호에 달한다고 하네요. 전체 주택의 8% 수준이라는데 점점 증가율이 가팔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2020년인 지금은 빈집 비율이 더 높아져 있겠네요. 

 

정부는 수도권에 37만 호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합니다. 정녕 서울/수도권 집값이 지금처럼 뛰는 이유가 집이 부족해서 그런가요? 물론 서울/수도권에 사람들이 몰리니까 부족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서울/수도권에 집중적으로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책이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정부의 정책에 지역 균형 발전이란 말은 어디도 볼 수가 없어 안타깝네요.

 

사람들을 모으는 힘은 일자리에 있다고 말씀드렸죠?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그럼 우리는 어디에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할까요? 직장이 많은 서울에 집을 사야겠네요. 서울이 너무 비싸다고요? 그럼 적당한 거리에 있는 수도권도 괜찮겠지요? 지방은 어떡하냐고요? 역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도심에 사야 할 거예요. 

 

정부에서 균형 발전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인구는 점차 줄어가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도심으로 모여들어 지방 외곽/시골은 점점 유령도시화되어 갈 확률이 높아요. 아래 그래프를 저위 기준으로 보면 19년부터 총인구가 줄어드네요. 

 

2019년 3월 통계청 자료

인구가 줄어들면 집이 남아돌아서 집값이 떨어질 거라는 사람들이 있죠? 아마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지역에 따라 다르겠죠. 즉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말입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있어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더 많이 오를 거고요. 사람들이 떠나는 곳은 집값이 떨어지겠죠. 수요와 공급 법칙에서 볼 때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어요. 

 

오늘은 부모님이 사시는 밀양을 생각하다가 이런 글을 쓰게 됐는데요. 내 집 마련하시고자 하시는 분들은 잘 기억해 두시면 좋을 거 같아요. 양질의 일자리가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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